올해는 마지막까지 그래도 농사를 제 때에 맞추어서 꾸준히 잘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작년엔 배추를 심고 그걸 가꾸어서 김장하는 데까지만 했는데 작년 겨울과 울 초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양파와 마늘은 봄보단 그전해의 가을에 심어서 봄지나 수확해야 밑에 알이 잘 찬다는 걸 알고 올해는 준비를 하려 했으나 계속 주말마다 게으름에 미루어 왔는데 드뎌 오늘에서야 계획한 걸 그래도 어느정도 완성했다.

형이 조카와 같이 고구마캐기체험을 한다고 오늘 온다고 해서 우리는 일찍 아침은 밭에서 캔 고구마로 배를 채우고 12시쯤 나와 일단 양파와 마늘 모종과 퇴비를 사서 밭에 갔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이번주에 고구마를 캐고나서인지 아직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밭의 모습...바로 이걸 다시 양파와 마늘을 심을 수 있는 밭으로 만들어주는게 오늘 내가 해야할 미션이다.일단 오래간만에 온 밭이니 우리 마눌이 그동안 가꾸었던 배추,무우,당근,시금치를 구경부터한번해보고

 

 

 무우는 이렇게 가끔 크게 자라난 것들도 있어서 사뭇 작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매주 2번씩 배추벌레를 잡아가면서 키워갔던 마눌의 최고의 작품 배추들..

 당근도 의외로 쑥쑥 잘 크고있다. 봄에서 심어서도 나름 잘 먹었는데 좋아하는 채소 당근이 잘 키니 좋으다.

시금치는 봄보단 잘 크지 않지만 그래도 이만큼 자라서 오늘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마눌은 요즘 다욧중이어서 오늘은 힘쓰는 일이 어렵다해서 오늘은 내가 3고랑의 밭을 만들어야할 상황...일단 마눌은 옆에서 심은 무우,당근에 물을 주고 이렇게 고구마를 캤다.

올해 캔 고구마를 처음으로 보는데 작년에 비하면 참 이쁘게 잘 빠졌다. 그동안은 어린이집 아이들의 집으로 가서 우리 밭에서 나온 것중 유일하게 우리집으로 갈 고구마가 아닌가 싶다.

 일단 큰 고랑의 밭을 가운데를 나눠서 적당한 크기로 밭을 나누고 그 위에 있던 깨나 고추들은 다 뽑아내고

이렇게 일단 세 고랑을 만들어서 각 고랑당 2~3포대의 거름을 넣고 땅도 뒤집어서 거름이 안쪽으로 들어가게 하고는 비닐을 씌우기 위해서 고랑을 평평하게 한다.

 

 비닐을 쓰다보면 잘 수거가 안되어서 밭이나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이 있어서 최대한 안 쓰지만 추운겨울에 얼어죽지 않고 그 결과를 봄에 맛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에 비닐을 쓰우고 날아가지 않게 흙을 덮는다. 사실 고랑이 좀 작게 했으면 비닐옆 고랑사이로 흙을 넣어야 하나. 여기 밭은 너무 경사가 져 있어서 이렇게 비닐위로라도 안 덮으면 바람에 많이 날려서 제대로 비닐효과를 보지 못하고 얼어 죽을 듯하다.

 

 3시간 30분의 나의 노동으로 나온 3개의 고랑... 오늘의 일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주에 오늘 사온 양파와 마늘 모종을 이곳에 심는 일은 마눌의 몫으로...

고구마 캐기 체험은 형이 거의다 하고 땅속의 벌레에만 관심을 가진 우리 조카...유독 사진찍는걸 싫어서 몰래 카메라 샷 ㅎㅎㅎ

 

 

그리고 아무리 노동이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상추를 안 따서 갈순없지 형네도 주고 우리집도 이렇게 따서 가지고 왔다. 역시 상추를 딸 때의 상추 특유의 향기는 텃밭 주말농장을 안 해보고 집에서만 먹는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농장 농부의 행복한 향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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